안녕하세요 여행블로거 랑나입니다.

'서촌 자장면' 하면 바로 이집! 할 정도로 서촌에서 아주 유명한 맛집이 있어서 찾아가봤는데요. 바로 [ 영화루 ] 라는 곳입니다. 원래도 서촌 주민분들 사이에서 맛있기로 유명한 식당이였는데 식신로드나 수요미식회 등 유명한 맛집 방송 프로그램에 여러번 소개되고 더욱 유명해지면서 갈때마다 줄을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 중국집입니다.

위치는 경복궁역에서도 걸어서 갈 수 있을만큼 가깝고 통인시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걸어서 찾아가기에 좋습니다. 다만 언덕이 심한 지역이므로 힘드신 분들은 광화문역이나 경복궁역에서 종로09번 마을버스를 타시고 통인시장에 내리셔서 걸어오시면 금방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 일대에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따릉이 대여소가 잘 발달해 있는데, 이곳 근처에도 대여소가 있는 덕분에 따릉이 빌려서 타고 광화문에서부터 타고 오셔도 참 좋습니다.

영화루는 멀리서 봐도 정말 오랜시간 이 장소를 지켜온 것 같은 외관에 간판 글씨체며 메뉴판이며 전부 옛스러움을 유지하고 있다는게 참 매력적이였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은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였는데 마침 제가 방문했을 때는 줄이 없어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먹고나오니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가거나 8시쯤 가시면 대기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문을 닫아서 헛걸음 친 적이 많았는데요. 첫째,셋째 월요일은 휴무이고 매일 오전11시부터 오후 8시 반까지만 운영합니다. 그래서 저녁으로 드실 분들은 8시 전에는 가셔야 합니다. 줄도 꽤 길거든요!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입니다. 생각보다 실질적인 영업시간이 짧아서 시간을 잘 맞춰서 가셔야 합니다.

내부에는 정말 수많은 유명인들 싸인들이 가득합니다. 그만큼 유명하다는 뜻이겠죠? 무심한듯한 인테리어에 꾸밈없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습니다. 홀 뿐만 아니라 안쪽 방까지 테이블이 있어서 겉에서 보기보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많아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이 정말로 빨리 나오기때문에 회전율이 좋아서 줄이 아무리 길더라도 오래 기다리지 않더군요. 자장면이라는게 특성상 오래 느긋하게 먹는 음식이 아니기도 하고요.

메뉴판 사진입니다. 어디 전단지 가지고 온게 아니냐고 의심하실 수도 있지만 정말 이 메뉴판 하나만 가져다 주십니다. 마치 배달 메뉴판 같았는데, 맞았습니다. 서촌 근처에는 배달도 하시던데 먹고 있는 동안 쉴새없이 배달 전화가 들어왔었습니다. 짜장 5천원, 간짜장 6천원, 짬뽕 6천원으로 물가가 어마어마하게 오른 요즘 서촌에 유명한 맛집이 이 가격이면 정말 착하다고 생각합니다. 몇년째 안올리고 계시더라고요. 특히 인기세트가 정말 가성비 좋은데, 이집의 시그니처메뉴인 매운 고추간짜장 2인분에 탕수육을 주는 세트가 2만4천원입니다. 워낙 고추간자장면으로 유명한 식당이라 5번세트를 시켰습니다. 예전에 짬뽕도 먹어봤지만 평범하게 맛있는 짬뽕보다는 고추간자장면의 특별한 맛이 더 좋았습니다.

시킨지 1분만에 간짜장을 가져다주시고 3분만에 탕수육을 가져다 주시는 정말 손빠른 식당입니다. 양도 푸짐하게 주시고 무엇보다 재료 회전이 빠른집이라 그런지 재료 하나하나가 신선하고 싱싱해보였습니다. 먼저 고추간자장면을 먹어보면, 첫 마디가 '정말정말 맵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것입니다. 메뉴 이름에 '고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자장이 까매서 몰랐는데 그 안에는 무시무시한 청양고추들이 아주 듬뿍 들어있어서 정말로 매운 맛이 납니다. 보통 매운맛 못드시는 분들이라면 한 입 먹자마자 옆에 있는 물 한통을 원샷해버릴 만큼 맵습니다. 근데 이게 보통 먹는 캡사이신을 넣어 인위적으로 맵게 만든 맛이 아니라 정말 청양고추 여러개 우직끈 씹어 먹은 듯한 매운 맛이라 신선한 매운맛이였습니다. 정말 그 어디에서도 먹어 본 적이 없는 특별한 자장면맛이라 더욱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탕수육은 정말 큼직큼직한 신선한 돼지고기를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는데 소스는 부먹으로 나왔습니다. 찍먹파인 분들께는 안타까운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소스가 계피를 많이 넣어 향신료 향을 많이 나게 하는 맛과는 달리 식초의 새콤한 맛과 간장의 짭짤한 맛의 적절한 조화로운 이 맛은 완벽한 정석의 맛이였습니다. 요즘은 찹쌀탕수육이다 사천탕수육이다 뭐다 해서 새로운 레시피로 만들어지는 탕수육도 많은데 각종 기교에 의존하지 않고 신선한 재료의 맛으로 만든 한국적인 스타일의 탕수육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특별했던 자장면과 탕수육의 정석의 맛을 볼 수 있어서 대단히 좋았던 영화루였습니다.

서촌에 간다면 꼭 이 특별하고 신선한 맛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