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블로거 랑나입니다.

요즘은 어딜가든 프렌차이즈가 장악해 지역만의 색깔을 잃은 곳이 많죠. 얼마전 뉴스를 보니 가로수길조차 높은 임대료를 감당 못해 기존 영세업자들이 하나 둘씩 떠나 비어있는 점포들이 많아 예전 만큼의 독특한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고 하네요. 그렇게 다들 프렌차이즈화가 되어가는 요즘 또 새롭게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가 있죠. 바로 종로 익선동입니다. 마지막 한옥마을이라고 불리우는 종로구 익선동에는 정말 골목골목마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크고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특히 곳곳에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지닌 주택들도 보여서 보통의 상점가와는 다른 한국만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비어있는 점포 하나 없이 꽉 들어선 이곳은 정말 작은 골목들로 이루어 져 있어서 길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닌데요, 그게 단점이자 장점인게 골목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에띄에 사람들이 많이 줄 서 있는 한 가게가 있었습니다. 바로 [살라댕방콕]이라는 태국음식 전문점인데요. 이곳은 특히 주말에 식사시간을 맞춰가면 기본적으로 대기줄이 1시간 이상일 정도로 유명한 식당입니다. 워낙 sns에서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기로 소문이 나서 얼마나 예쁜가싶어 저도 한번 방문해보기로 결심했죠.

위치는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워낙 골목 안쪽에 있는데다 골목들이 전부 한길로 연결되어 있는게 아니라 구비구비 되어 있다보니 미로찾기처럼 길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찾아가실분들은 꼭 지도앱을 켜서 위치켜고 찾아다니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길찾는데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이날만큼은 30분정도를 돌아돌아 헤매고 다녔습니다.

제가 간 시간은 주말 오후 6시반이였는데 역시나 대기줄이 길더군요. 평일은 예약이 된다고 하니 평일에 예약하고 방문하는게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워낙 좁은 골목이라 앉아서 기다리는건 언감생심입니다. 서서 기다리는데 옆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툭툭 치고 다닐 정도로 좁아서 이곳에서 대기줄 서는게 여느 대기줄 서는 것보다 힘들었습니다.

살라댕방콕의 가장 유명한 요리는 바로 '살라댕 스페셜 삼단 트레이'입니다. 그다음으로는 슈림프 팟타이 오믈렛과 갈릭 슈림프 프라이, 뿌팟퐁커리, 그린커리, 레드커리가 있습니다. 가격대는 삼단 트레이가 1만8천원으로 삼단 트레이가 이정도 가격이면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하고 그 외에는 1만원대 중반부터 2만원대 후반까지 다양하게 있으나 태국요리 치고는 가격대가 꽤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커리를 시키더라도 공기밥 2천원은 따로 시켜야 한다는 점도 가격대를 높게 만드는데 기여를 했네요. 저는 이집의 대표메뉴인 살라댕 스페셜 삼단 트레이를 시키고 싶었으나 당일 망고스시 재고 부족으로 어쩔수없이 1단이 망고스시대신 트로피컬 프루츠가 나오는 오리엔탈 에피타이저를 시키고 슈림프 팟타이 오믈렛도 하나 시켰습니다.

 

저는 꼬박 1시간정도를 기다려서 겨우 입장 할 수 있었습니다.

주문 후 20여분 후에 요리가 나왔습니다. 맨 처음 나온 요리는 오리엔탈 에피타이저입니다. 살라댕 스페셜 삼단 트레이와는 1단의 구성만 빼고 똑같습니다. 마치 에프터눈티를 연상케하는 비주얼이였습니다. 비주얼적으로 훌륭해서 어디내놔도 흠잡을 데 없을만한 에피타이저라고 생각합니다.

1단은 트로피컬 프루츠라고해서 구성은 망고와 파인애플, 드래곤프루츠인 용과로 되어 있었습니다. 망고는 생각보다 시큼했지만 달달해서 무난하게 먹을만했습니다. 용과는 한 입 먹었을때 아무 맛도 나지 않아서 너무 단걸 먹어서 맛이 안느껴지는건가 싶어서 물 한잔 마시고 다시 먹어봤지만 역시나 아무 맛도 나지 않아 처음부터 없을 '무' 맛 인것으로 결론을 짓고 더이상 먹지 않았습니다. 이중 제일 맛있었던 것은 파인애플로 신맛이 강할것이라 생각했으나 예상 외로 아주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였습니다. 파인애플만 한 접시 가득 채워서 주셧다면 너무나 좋았을 듯 한 맛이였습니다.

2단은 파인애플 춘권과 교자, 구리비구이와 꽃게롤로 되어 있었습니다. 춘권과 교자는 겉은 바삭한데 속이 정말 촉촉하고 야들야들해서 식감이 일품이였습니다. 같이 나온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건데 이 칠리소스가 요리들과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튀김들을 칠리소스의 매콤하고 새콤한 맛이 잘 잡아주었네요. 어디서나 먹어봤을법한 칠리소스였지만 춘권과 교자들의 특별한 맛이 어우러져 조합이 아주 좋았습니다.

3단은 크림치즈 멘보샤와 애플망고 샐러드였습니다. 보통의 멘보샤가 새우와 달걀흰자와 버터 등이 들어가는데 반해 이곳의 멘보샤에는 크림치즈가 들어간다는 것이 참 독특했습니다. 새우와 크림치즈가 만나면 어떤맛이 날까 궁금했는데 그냥 새우가 들어간 멘보샤위에 크림치즈를 얹어먹는 느낌으로 생각보다 잘 어울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맛이 어우러지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멘보샤라는 음식 자체가 튀김요리라 느끼한 요리인데 거기다 느끼한 크림치즈까지 더해져 오히려 느끼함만 가중시킨 것 같습니다. 멘보샤는 3개가 나왔는데 결국 일행과 저 각 1개씩 먹고 1개는 남기고왔네요. 그냥 크림치즈 없는 일반 멘보샤였다면 더욱 좋았을뻔했던 아쉬운 멘보샤였습니다.

애플망고 샐러드는 정말 달고 상큼해서 샐러드로써의 제역할을 충실히 해낸 샐러드였습니다. 살라댕방콕에는 느끼한 요리가 많았는데 그 무겁고 느끼한맛을 상큼하게 정화시켜주는 신선한 샐러드였습니다. 특히 위에 올려져 있던 애플망고 등 열대과일들이 아주 달콤하고 맛있었네요.

그리고 다음으로 나온 슈림프 팟타이 오믈렛입니다. 팟타이 안에 부추와 땅콩 등 다 들어가 있어서 옆에 나온 재료들은 입맛에 맞게 가미해서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팟타이 위에 달걀 오믈렛을 얹어서 나온 모양이였는데 저는 이걸 마구마구 헤쳐서 비벼서 먹었습니다. 면이 불어서 나와서그런지 예상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평범한 맛에 약간 시큼하고 느끼한 향신료가 들어간건지 강한 향신료향이 나서 저희 일행 입맛에는 맞지 않았던 팟타이였습니다. 저와 일행이 새우를 워낙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했는데 새우도 퍽퍽했는지라 생각과는 많이 달랐네요.

 

전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인테리어는 밖에서 볼땐 화려했으나 막상 안쪽으로 들어가니 하얀 벽밖에 없어서 단조로워서 아쉬운 면이 있었습니다. 정말 딱 가운데 중심부에 풀장 만들어놓고 예쁘게 꾸며놨지 안쪽까지 신경 썼으면 좋았을걸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요리면에서는 삼단 트레이는 가성비적으로나 맛으로는 무난하고 좋았으나 팟타이 요리에서는 안좋은 점수를 줄수밖에 없었습니다. 

긴 대기시간만큼 요리가 나오는 속도도 늦고, 그만큼 손님도 많으니 요리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두가지 요리밖에 먹어보지 않았기에 평가를 내리긴 섣부르다고 생각하고 평일에 예약하고 느긋하게 가서 먹어보면 또 다를거라 예상합니다.

그래서 다음번엔 예약하고 다시한번 가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