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블로거 랑나입니다.

얼마전 매콤한 떡볶이가 땡겼는데 하필 이날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해서 배달을 시키기로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어플로 할인받아서 시키는 시대이기 때문에 각종 배달 업체 어플을 다운받아서 이곳 저곳 알아보고 있었죠. 앱을 보니 근처에 엽기떡볶이도 있고 홍대 마약떡볶이, 불스떡볶이나 개인 떡볶이 집 등 떡볶이 가게만 여덟 군데 정도 있었습니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장점을 뽐내며 이곳에서 시켜달라 아우성 치는 와중에 유독 눈에 띄는 떡볶이 집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리뷰수나 사장님 댓글 수가 타 업체에 비해 상당히 많길래 클릭해서 읽어보니까 '서비스가 많다', '서비스 감사하다', '서비스 대박이다' 등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정말 좋은 말만 써있는 가게가 흔치 않은데 저도 한번 믿고 시켜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게 챙겨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했습니다.

제가 시킨 메뉴는 떡볶이 순한맛 2인분 6,000원과 순대 1인분 3,500원, 오뎅탕 1인분 3,000원, 치즈신전김밥 1줄 3,000원에 배달비 1,000원 추가한게 전부였습니다. 합쳐서 16,500원이 나왔습니다. 1만 4천원 이상을 주문해야 배달이 가능하다고 해서 혼자 먹는것이지만 일부러 떡볶이를 2인분을 시켰습니다. 떡볶이는 남으면 라볶이 해먹을 생각으로요!

포장을 풀자마자 깜짝 놀랄수밖에 없었습니다. '고객님을 위한 서비스'라고 써있는 계란 두개가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시키지도 않은 계란 두개가 들어있는게 무려 '고객님을 위한 서비스'라니요! 순한맛을 시켰어도 매운 신전떡볶이 국물에 계란을 찍어 먹을 상상을 하니 너무나 기분 좋아졌습니다. 역시 떡볶이집 사장님 답게 떡볶이와 계란은 찰떡궁합인걸 잘 아시는 센스있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계란이 서비스가 끝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저는 겨우 16,000원어치를 시켰을 뿐인데 무려 건빵 과자에 찍어먹는 소스까지 담아 예쁘게 포장까지 해서 보내주신겁니다. 작은 디저트라고 맛있게 드시라는 한마디까지 붙여있는게 무한 감동이였습니다. 네, 잘먹겠습니다. 이런 소소한 정성에 소비자들은 감동을 하는 거거든요. 이 원당점 신전떡볶이 사장님께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정말 잘 아시는 분이셨습니다.

건빵 과자의 맛은 그냥 맛있는 건빵과자인데, 저 하얀 소스에 찍어 먹으니 이건 더이상 건빵이 아닌 하나의 요리가 되었습니다. 건빵의 고소한 맛에 소스의 달콤한 맛이 더해져 놀라운 맛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건빵의 건조한 식감을 저 소스의 찐덕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감싸주면서 전혀 물리지 않는 맛이 되었습니다. 아마 저 소스는 연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말이죠.

정말 이쯤되면 손해보시면서 장사하시는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설마 아니겠죠? 위 해쉬브라운도 무려 서비스 였습니다. 해쉬브라운 한개도 아닌 두개나 서비스로 주신겁니다. 네, 전 이거보고 넉다운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과분한 서비스를 받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랄까요? 따끈따끈한 온기가 남아있으면서 바삭바삭하게 잘 튀겨진 해시브라운이 매운 떡볶이와 잘 어울린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감자가 매운맛을 아주 잘 잡아주더군요.

해시브라운은 기름때문에 놓고 찍지 못했고, 나머지 메뉴들을 옹기종기 모아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오뎅탕도 그렇고 떡볶이도 그렇고 양이 참 많이 왔습니다. 혼자 먹으려고 시켰지만 먹다보니 3~4인분 정도의 양이였습니다. 식당이라면 양도,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맛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신전떡볶이 원당점에는 모든 영역에서 만점을 주고싶습니다. 신전떡볶이가 체인점이라지만 지점마다 약간씩 맛과 방식이 달랐습니다. 떡볶이가 너무 묽은 곳도, 너무 매운 곳도, 치즈김밥에 치즈가 아예 안들어간 것 마냥 적은곳도 있었는데 이곳은 모든 음식에 별 5개씩 주고싶습니다. 떡볶이는 신전 떡볶이답게 매웠지만 적당히 걸쭉한게 떡에 소스가 잘 베어 있었고, 오뎅탕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국물이 아주 담백하고 시원했습니다. 순대야 직접 만드는게 아니라 납품 받는거라 맛은 다 똑같겠지만 어떻게 관리 하느냐에 따라 질겨지거나 딱딱해질수도 있는데 이곳 순대는 부드러웠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맛은 역시 치즈신전김밥이죠. 사실 치즈김밥 먹으려고 신전떡볶이를 주문한 걸 지도 모릅니다. 이집 치즈신전김밥은 다른집과는 달랐습니다. 일단 넘쳐흐르는 치즈가 보이시나요? 치즈를 아낌없이 넣어 주셨다는 사장님의 댓글을 봤던게 이제야 공감이 갑니다. 치즈 너무 좋아요! 이제와서 후회합니다. 왜 치즈김밥을 한줄만 시켰을까요? 이렇게 맛있는 치즈김밥을 한줄만 먹어야 한다니 너무나 가혹한 일이였습니다. 치즈가 많이 들어있는 것은 물론 김밥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고추참치의 맛이였는데 김치까지 들어가 있어서 아주 별미중의 별미였습니다. 고추참치를 사다가 김밥을 싸봐도 이맛이 안나요. 이 풍부한 감칠맛과 매운맛은 신전김밥에서만 나나봅니다.

정말 16,500원으로 세상 행복을 다 얻은 것 같았습니다. 정성을 먹어서 그런걸까요?

앞으로 점심으로든 저녁으로든 신전떡볶이에서 자주 먹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