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블로거 랑나입니다.

광화문 파스타, 광화문 스파게티만 검색해도 상위 검색으로 제일 먼저 검색될 정도로 아주 유명한 [ 뽐모도로 ] 에 다녀온 후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간판에 POMODORO 라고 써있어서 뽀모도로, 포모도로 라고 읽는분도 계시는데 정식 명칭은 뽐모도로 라고 간판에도 나와있습니다. 언제가든 기본으로 웨이팅이 필수인 가게라 최대한 점심시간은 피하고 싶어서 평일 11시반이 되기 전에 도착하니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광화문 근처가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라 회사의 점심시간인 12시 이전에 도착하면 웨이팅 없을 가능성이 있을것 같았는데 정답이였습니다. 웨이팅까지 각오하고 갔지만 오히려 한산해서 잘못 찾아온건가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위치는 광화문 교보문고 건너편의 7번출구에서 할리스커피와 씨유 편의점 사이 골목길로 들어가면 바로 보입니다. 역이랑 아주 가까워서 찾아가기에 편했습니다.

뽐모도로 외관 사진입니다. 제가 갔을땐 안에 좌석이 꽤나 많이 남아있어서 한산한 모습이였습니다. 1994년에 오픈해서 외관에는 글씨체에서나 건물 벽에서나 옛스러움이 많이 묻어나왔지만 안에 들어가면 24년 되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했습니다. 정말 특이했던 점은 파스타, 스파게티 하면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중년의 남성들이 대부분이였습니다. 오픈하자마자 가서 그런가 아무래도 시간이 시간인지라 부장님이나 과장님같이 비교적 점심시간이 자유로우신 회사원께서 일찍 나오셔서 드시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오래전부터 단골이라 추억으로 찾아오시는 걸까요?

 

뽐모도로 메뉴 가격은 약간 높았습니다. 기본 로마풍 스파게티가 15,000원부터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뽀모도로 특선 소스의 야채 스파게티가 16,500원이였고 리조또 종류가 18,000원입니다. 회사 근처의 점심 가격으로 생각하기에는 상당히 비싼가격이고 저녁으로 생각하기에는 적당한듯 높은 가격대였습니다. 아무래도 신라호텔 주방장으로 오래 계셨던 분이 요리하시는거라 그만큼 값을 받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요리는 이 가게의 이름인 4번 메뉴 뽀모도로 스파게티 입니다. 이 가게의 가장 시그니처 메뉴이고 사람들의 리뷰가 가장 많은 스파게티라 선택했습니다. 일행은 가장 무난해 보이는 1번의 로마풍 스파게티를 시켰습니다. 음식 나오는 속도가 생각보다 아주 오래걸렸습니다. 제 주문을 잊은건가 싶을 정도로 오래 걸렸는데 30분이나 기다리고 난 뒤에 스파게티가 나왔습니다. 다른 분들은 줄서서 기다리시는 동안 메뉴가 준비되어서 금방 나왔다고 하는데 밖에서 기다리나 앉아서 기다리나 그 시간이 그 시간이였습니다. 다들 회전율이 낮다고 말씀하시는데 회전율이 낮은 이유중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라는게 한몫하는것 같습니다.

제가 시킨 뽀모도로 스파게티입니다. 일단 보자마자 양에 놀랐습니다. 양이 아주 많았는데 이래서 16,500원을 받는건가 싶을정도로 양이 많았습니다. 새송이 버섯 두개가 가지런히 포개어있고 그 위에 잣이 올려져 있는것이 사진에서 많이 보던 그 스파게티가 맞았습니다. 한 입먹는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부정하려 했지만 부정하지 못한 그 맛이 아주 강하게 올라왔습니다. 바로 피망. 피망 스파게티였습니다. 피망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피망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전 완벽한 후자입니다. 만약 피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향긋한 피망향이 살아있고 각종 채소들의 싱싱한 맛이 살아있어 참 건강해지는 파스타의 맛이야"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할 맛이였겠지만, 전 다른 의미로 놀라움을 금치못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피망맛이 확 나는 스파게티는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습니다. 분명 메뉴판에 영어로 with bell pepper 이라고 써있었습니다. 보통의 스파게티에 피망이 들어가는건 흔한 일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시켰지만 생각보다 강한 피망향에 망연자실 해버렸네요. 약간 느끼하고 진득한 파스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입에 맛지 않을 것 같은 맛입니다. 뽐모도로 스파게티는 '토마토 야채샐러드 그 위에 올려진 면' 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약간 시큼하고 새콤한 스파게티였습니다. 도저히 제 입엔 맞지 않아 일행에게 떠넘겨 버렸네요. 제 취향을 파악하지 않고 시킨 저의 잘못이였습니다.

일행의 스파게티인 로마풍 스파게티입니다. 제 스파게티를 먹다 일행과 아예 바꿔서 먹게 되었습니다. 이 스파게티는 뽀모도로 스파게티와는 달랐습니다. 같은 토마토 스파게티였지만 이쪽이 훨씬 진한 맛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채소의 양이 뽀모도로 스파게티보다 적다보니 야채즙이 소스를 묽게하는 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가 시큼하다면 이 스파게티는 깔끔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베이컨이 들어가서 자칫 기름질 수 있는 맛을 깔끔하게 잘 잡아준 스파게티였습니다. 위의 뽀모도로 스파게티나 이 로마풍 스파게티 모두 보통의 레스토랑에서 파는 스파게티보다는 느끼한 것이 없이 새콤한 맛이 강한편입니다.

 

결론적으로 진하고 꾸덕한 스파게티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뽀모도로 스파게티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분이 뽐모도로에 오시게 된다면 무난한 로마풍 스파게티나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드시는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채소를 좋아하시고 피망의 향긋하고 새콤한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뽀모도로 스파게티 드셔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