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촌의 대표 이자카야 히노쿠시 후기입니다.


국내

Written by 랑나의 블로그 on 2018. 3. 23. 10:30

안녕하세요 여행블로거 랑나입니다.

고촌이 '읍'이라는 것만 봐도 그다지 큰 도시는 아니란걸 알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모든게 다 갖춰져있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제대로 된 이자카야가 있다는 사실은 참 반가운 일인것 같습니다. 고촌에 이자카야 라고 불릴만한 술집이 몇개 있긴 합니다만 전부 일본식 선술집을 흉내만 낸 동네 술집에 불과했습니다.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히노쿠시는 몇 번인가 사장님과 직원들이 바뀌더니 드디어 정착 한 듯 아주 안정적이고 훌륭한 이자카야로 거듭난 것 같습니다. 물론 직원들이 바뀌기 전에도 꼬치구이라던가 매운 짬뽕같은 메뉴도 맛있었지만 이번에 새로 메뉴를 갈아 엎고 베스트 메뉴들만 선정해서 내놓은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자까야 히노쿠시 위치는 찾기가 아주 쉽습니다. 고촌에서 서울로 나가는 방면의 버스정류장에 있다보면 정말 일본스러운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올텐데 바로 그 아담해 보이는 가게가 히노쿠시입니다. 정류장에서 히노쿠시를 보면 아주 작은 가게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가게의 구조가 니은자 구조여서 막상 들어가면 테이블이 꽤나 많습니다. 정말 오래된 일본식 선술집처럼 미닫이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분위기의 이자카야를 만날 수 있습니다.

히노쿠시의 메뉴판입니다. 탕, 사시미, 튀김, 일품요리, 추가메뉴가 있습니다. 가격대는 튀김류 1만4천원부터 일품요리인 메로구이가 2만2천원으로 추가메뉴를 제외하고는 동네 술집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높은 가격대였습니다. 고촌에 새로생긴 뉴욕야시장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봉구비어가 있기에 가격 경쟁력은 솔직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메뉴를 보면 히노쿠시의 쿠시가 꼬치라는 뜻인데 꼬치구이는 메뉴에서 사라졌다는게 아이러니 했지만 대신 새우 요리가 칠리 쉬림프, 레몬크림 새우, 잔새우 튀김, 코코넛 새우튀김까지 참 다양했습니다. 탕 메뉴에서는 토마토 뚝배기 파스타가 있다는 점은 의외였습니다. 이자카야에서 토마토 파스타? 그것도 뚝배기에? 무슨맛일까 궁금했지만 전 히노쿠시의 시그니처 메뉴인 나가사키 짬뽕에 생면 사리 추가해서 시켰습니다. 그리고 바뀌기 이전 직원들의 강력 추천 메뉴였던 가라아게도 하나 시켰습니다. 맛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기대반 걱정반이였네요.

기본찬은 특별한 것은 없고 매콤한 단무지 무침과 새콤한 미역 무침 두가지가 나왔습니다. 매콤한 단무지가 매콤 짭잘한게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느끼한 것들 먹을때 아주 최고였습니다.

주문하고 10분정도 뒤에 나온 생면 추가한 나가사끼 짬뽕입니다. 국물이 아주아주 뽀얀게 보이시나요? 정말 진국입니다. 육수를 아주 진하게 우리고 갖은 해물과 채소를 팍팍 넣어주셨는데 양이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히노쿠시의 히가 불이란 뜻인데 각종 해물과 채소들을 전부 화끈한 불에서 제대로 볶았는지 불맛이 확 느껴졌습니다. 고기의 양도 많고 오징어도 많고 오동통한 새우도 여러마리 들어있었는데다 추가한 생면이 라멘사리였는데 면도 많이 넣어주셔서 아주 양많고 푸짐한 나가사끼 짬뽕이였습니다. 나가사끼 짬뽕에 생면 사리까지 추가하면 2만원이였는데 그 가격 이상의 양이 나와 아주 만족했던 메뉴였습니다.

그 뒤로 5분정도 더 있다가 나온 가라아게입니다. 한국의 후라이드 치킨과는 다른 느낌의 순살 튀김으로 한 입 씹으니 겉은 바삭바삭한데 살은 야들야들하고 육즙을 가득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껍데기만을 따로 튀긴 듯 아주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것도 있었습니다. 특히 저 빨간 칠리소스가 정말 마성의 소스였는데 매콤하면서 달콤한 저 칠리소스를 세번정도 리필 해 먹을 정도로 가라아게와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순살 튀김이라 그런지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1만 6천원이면 치킨 한마리 값인데 그것보다는 양이 적은것 같습니다. 양보다는 맛에 만족한 가라아게였습니다. 꼭한번 칠리 소스에 찍어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가격이 저렴한 술집은 아니지만 메뉴 하나하나 깊이가 있고 정말 일본음식스러워서 좋았던 이자카야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재방문해 이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어집니다.

사케도 종류별로 판매하니 일본 느낌 느껴보고 싶으신 날에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